한겨레신문 기사 [사고로 하락한 차값은 보상 안될까] (2016.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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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무법인 제승 작성일17-07-17 15:38 조회7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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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자 김아무개(45)씨는 얼마 전 교차로에서 뒤 따르던 차에 받혀 차량 뒤 범퍼와 트렁크 일부에 손상을 입었다. 구입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새 차여서 속상한 마음은 더 컸다. 뒤차가 과실을 100% 인정하고 보험 처리를 하기로 했지만, 단순히 수리비와 렌트비만으로는 새 차의 손해를 보상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중고차 매매를 할 때도 사고 이력이 있으면 값이 떨어지는데, 사고로 인한 가격 손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면 차량을 아무리 잘 수리해도 새 차와 같을 수는 없다. 차량의 외관과 기능 뿐 아니라 안전성에도 하자가 생길 수 있어 차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치 하락을 ‘시세 하락 손해’, ‘감가 손해’ 또는 ‘격락 손해’라고 부른다.

 

자동차보험은 이런 차량 가치 하락에 대한 ‘보상 규정’을 두고 있다. 표준약관을 보면 ‘출고 2년 이하의 차량에 한해 수리비가 자동차 가격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보상한다’고 돼 있다. 보상 액수는 출고 뒤 1년 이하는 수리비의 15%, 출고 뒤 1~2년 이하는 10%이다. 예를 들어 3000만원짜리 차량을 몰다가 출고 뒤 1년 반만에 사고를 당해 수리비로 700만원이 들었다면 7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동부화재의 집계 결과, 격락손해로 인한 보상 건수는 2012년 3171건, 2013년 3743건, 2014년 4029건, 2015년 481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보상금을 받기가 그리 쉽지 않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리비가 차량 가격의 20%를 넘는다면 꽤 큰 사고에 해당한다. 작은 사고라서 보상을 못 받으면 소비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흔히 발생하는 문짝이 찌그러지는 사고나 앞·뒤 범퍼를 교체하는 정도의 사고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약관에 따라 보상을 받더라도 보상금이 실제 가치 하락 정도에 견줘 턱 없이 적다는 점도 문제다. 한 중고차 매매상 관계자는 “4000만원짜리 차량이 사고가 나 견적이 800만원 정도 나온다면, 중고차 가격은 대개 그 이상 하락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가치 하락에 견줘 격락손해 보상비(80~120만원)는 10~15%에 불과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격락손해를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24일 교통사고 피해 차량 소유자 2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시세 하락에 따른 실제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소송을 낸 원고 중 일부는 차량이 출고된 지 2년이 지났거나, 수리비가 차량 가격의 20%에 미치지 못해 보상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상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고, 약관 변경 요구도 있다. 하지만 피해 보상 범위를 넓힐 경우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례신문 >